여의도한강공원 | 한강에서 가장 도시적인 감성
고등학교 때부터 자전거 타는 걸 좋아했다.
광명에서 안양천을 따라 여의도까지 달리는 게 나의 작은 여행이었는데,
그렇게 다니다 보니 여의도 한강공원은 내게 익숙하면서도 늘 새롭게 느껴지는 공간이 됐다.
요즘은 고속터미널역에서 따릉이를 빌려 당산까지 달리는데
그 중간에 꼭 들르는 곳이 바로 여기 — 여의도한강공원.
도심과 자연이 만나는 풍경
여의도한강공원은 서울 도심에 있지만 강이 주는 여유 덕분에 꽤 다른 시간대처럼 느껴진다.
특히 63빌딩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한강 풍경은 이 도시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조화다.
잔디밭은 넓고,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들, 킥보드 타는 아이들, 돗자리에 누워 책 읽는 사람까지
누가 있든, 어떤 계절이든 그 풍경은 평화롭다.
친구들과의 피크닉
여기엔 친구들이랑 자주 놀러 왔다. 아무곳에 앉아 한강 보며 수다 떨던 날들.
가끔은 편의점에서 즉석 도시락이랑 컵라면으로 간단히 해결했지만, 그런 날도 웃기게 좋았다.
해 질 무렵엔 하늘이 붉게 물들고, 63빌딩이 금빛으로 빛나는 장면은 늘 감탄하게 만든다.
여의도만의 공원 분위기
버스킹 공연이 열릴 때는 자전거에서 내려 발걸음을 멈추고 잠시 귀를 기울였다.
모르는 사람이 부르는 노래가 그날의 분위기와 묘하게 어울리는 경우가 많았다.
한강을 따라 걷다 보면 바람 소리, 물소리, 사람들의 웃음소리까지 모두가 배경음악처럼 들린다.
카페 대신, 여의도
한때는 강가에 앉아 음악 들으면서 커피, 맥주 마시는 걸 즐겼다.
가까운 여의도 IFC몰이나 편의점에서 사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곳은 카페보다 더 긴 시간을 편하게 앉아 있을 수 있고, 사진 찍기 좋은 구간도 많아서 카페보다 훨씬 ‘우리만의 자리’가 생긴다.
여의도의 매직아워
노을 질 시간대가 되면 공원의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다.
하늘은 분홍과 보라빛으로 번지고 물 위엔 잔잔한 반사가 생긴다.
그 풍경을 배경으로 찍은 친구들의 사진은 지금도 내 폰 앨범에서 제일 많이 보는 사진들이다.
여의도한강공원 이용 팁
- 가는 방법: 5호선 여의나루역 2번 출구 도보 5분 / 따릉이 여의도 진입 가능
- 시간 추천: 오후 4시~7시, 노을 시간대 추천
- 피크닉 추천 구역: 63빌딩 아래 잔디광장 쪽 or 수상택시 승강장 근처
- 주의할 점: 주말엔 사람 많아서 자전거는 천천히, 자리 잡으려면 일찍 가는 게 좋음

여의도한강공원은 한강이라는 자연 위에 서울의 도시 감성이 얹힌 곳이다.
자전거를 타고 들러도 좋고, 그냥 걷기만 해도 충분히 예쁜 공간.
나처럼 라이딩을 계기로 알게 되었더라도, 결국은 “그냥 다시 가고 싶은 곳”이 된다.